2009. 2. 4. 01:50 소소한 일상
귀신에 홀려 구입한 그림...
수업을 하다가 아이들에게 줄 것이 생각나서 초등부 학원 쪽으로 걸어 갔다.
헌데...헉~낯선 청년하나가 물을 마시고 있지 않은가??
누군지 몰라 의아해 하며 사무실로 들어 갔는데..
세상에나~!!
멋진 그림들이 즐비하게 쇼파며 곳곳에 놓여 있었다.
거기 계시는 초등부 선생님이 그 청년과 흥정을 벌이고 계시고....
선생님께 내가 뭐 하냐고 물으니 그 청년이 대신 대답한다.
학비 마련을 위해 자기들이 그린 작품을 판매하고 있고.
자기만의 그림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그림을 동시에 한사람이 판매 중이였다.
그 말소리를 듣고 그림에 한번더 눈길이 갔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풍의 그림과 동생이 좋아하는 해바라기가 있었다.
그밖에도 마음을 사로 잡는 작품들이 많았는데 크기가 너무 컸다.
처음에는 살 마음이 전혀 없었다.
헌데....난 이 그림 때문에 액자를 들고야 말았다.
모두 유화 작품인데 유독 이작품은 입체감 있게 그려 놓았다.
뭐든 손으로 만지만 울퉁불퉁함이 다른 유화에 비해 심하게 질감이 느껴졌다.
작은 나무라도 옮겨 놓은듯말이다.
자연물을 좋아하는데다가 물 하늘 나무라면 사죽을 못쓴다.
예전에 학교다닐때는 미술시간마다 미친듯이 나무를 그리고 채색을 했다.
이 싱싱한 초록만 보면 기분이 좋다.
그래서 덥썹 집어오고 말았다.
이 그림은 동생을 위해 준비한 것이다.
워낙 해바라기를 좋아해서 들고 왔다.
갓 피어난듯한 해바라기가 참으로 산뜻하다.
거실에 걸어 놓으니 또다른 분위기가 난다.
결국 그림 두 개를 구입하고 말았다.
돈은 청년의 계좌로 보내기로 했다.
그 청년은 서울에 'S' 대학에 미술을 전공한다고 했다.
참고로 서울대는 아닙니다~
서로 계좌와 연락처를 주고 받으며 내가 어디 대학 다니냐고 살포시 물으니 잘도 대답해준다.
혹시나~해서 물어 보게 된 것이다.
결국 초등부 선생님 두개 나 두개 이렇게 그림을 구입해 주었다.
청년이 직접그린 화사하고 특이한 그림을 우리 모두 구입하고 싶었으나 크기가 너무 커서 패스~
그림은 청년의 순수한 모습을 참 잘 담아 낸듯했다.
그 그림을 사진으로 못 담아 내어 아쉽다.
싼 가격에 그림을 구입 했으니 내가 산 그림의 화가가 어여 대성하여 그림값이 올라가길 빌어 본다.
예전에도 다른 지방의 학원에서 일을 할 때 오늘과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그때는 학원에 나혼자 있었다.
수업이 끝난 아이들 몇몇과...
당시 내가 근무하던 학원은 내가 졸업한 대학 인근에 있었는데..
정말 잘생긴 청년이 그림을 몇개 들고 나타난게 아닌가??
그리고 그 청년이 설명하기를 우리 대학교에서 중앙대 미술학과가 전시회를 하고 오늘 마쳤는데
그림을 모두 팔기로 결정을 해서 들고 왔다고 했다.
난 정말 그때 월급도 얼마 안되는 시대여서 안산다고 내보내고 했지만
나의 맘을 사로잡은 그림때문에 결국 한점 구입하고 말았던 기억이 있다.
아이들도 저마다 맘에 드는 그림을 집으며 이거사라 저거사라 난리였고...
그때 구입한 그림이 오늘 구입한 것 보다 더 비쌌던 기억이 난다.
그 청년 그림 뒤에다가 침히 싸인을 해준다.
혹여나 자기가 잘 되서 그림 값이 올라가면 좋지 않겠느냐하며 말이다.
그때나 오늘이나 뭐에 홀려 덥썩 그림을 샀는지 모르겠다.
오늘 산 그림은 동정표에 끌려 산 이유도 있긴 하다.
재료 값만 달라고 하던데...
아무튼 지금 열심히 공부하는 대학생들 밝은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무얼 하든 열심히 일하고
그들이 사는 이 나라가 희망적이길 바란다.
2004년 구입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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