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12. 02:05 소소한 일상
오라버니 행복하소서~
초상권 보호를 위해 얼굴이 모두 가려진 사진을 올리다~!!
이종사촌의 결혼식 때문에 금요일 일도 다 못하고 중간에 빠져나와 부랴부랴 진주로 떠났다.
대구로 가서 대구에서 진주로 가는 차를 타고 돌아돌아...
여기서 대구로 가는 차를 간발의차로 놓쳐서 15분을 기다렸고 대구에서는 심한 교통 체증으로
간발의 차로 코앞에서 진주차를 놓쳐서 한시간을 기다려서 차를타고 갔다.
차 안에서는 계속 잠을 자느라 정신이 없었고 자도 몸이 피곤 했다.
겨우 도착하여 이모네 집에 들어서니..온갖 손님들이 계셨다.
이모네 시댁식구도 오셨고. 우리 외가댁도 오시고..
사돈 어른들께 인사를 올리고 외할머니께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음식을 하는 큰이모와 둘째이모에게도...
오랫만에 이모들 품에 안기니 좋긴했다.
오랫동안 연락도 안해 삐졌다는 큰이모의 투정도 웃으며 다 받아 줬다.
외삼촌 두분의 식구들도 내려오는 중이라 그집에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엄마랑 나랑 내 동생은 찜질방에 가서 목욕하고 그냥 거기서 잠을 자기로 했다.
일단 긴여행으로 저녁도 못 먹은 나는 늦은 저녁을 기다리고 있으니..
사촌 오빠가 새언니랑 집에 들어 왔다.
새언니는 사돈 어른들께 인사를 올리느라 바빴다.
나도 그때 처음 보는거라 서로들 어색했다.
오빠 보다 새언니가 한살이 많았다.
둘이 연애도 어찌나 오래 했는지..
내가 한참 연애 할때부터 그 사람들도 만났으니...아우~
나를 보면 언제 결혼 할꺼냐는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던 오빠가
"너두 빨리 결혼해~!!"라는 말을 꺼냈다.
울 동생이 " 오빠 그 말 안할꺼라고 미리 연습해 놓고 뭔데~"
난 괜찮다고 했다. 댁이나 결혼하면 잘 살으라고 말했다.
일단 언니가 내일 신부 화장도 해야하니 오빠가 다시 집에 데려다주러 갔다.
그렇게 주인공들이 자리를 비운 뒤 나는 늦은 저녁을 먹고 다시 나갈 준비를 했다.
외할머니는 손주 며느리 외모가 맘에 안드시는 모양이다.
울 외할머니는 이쁜 사람만 좋아해~
그래도 우리는 언니 저 정도면 괜찮다고 그새 언니 편을 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어른들...나에게는 언제 시집 갈꺼냐고 드뎌 한마디씩 하신다.
많이 이뻐진거 보니 시집갈때가 되긴 한거 같다고 큰이모가 한마디 더 덧붙인다.
'아~어서 이 자리를 뜨고싶다'
얼른 엄마를 앞세워 엄마 차로 향했다.
겨우 찜질방을 찾아 들어가서 몇시간 목욕을 하고 잠이 들었다.
낯선 곳이라 새벽 내내 깨다 잠들기를 반복했다.
아침에 겨우 일어나 다시 샤워를 하고 이모의 집에 갔다.
배신자 큰이모 둘째이모는 벌써 미용실에 갔다.
외할머니와 작은 외숙모 그리고 나와 동생 엄마 이렇게 집에서 옷입고 화장하고
차를 타고 시내 세네바퀴를 돌고 이 미용실 저 미용실 돌고 돌아 겨우 머리를 하고 식장에 갔다.
난 들어서자마자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시작했다.
나 말고 울 사촌 남동생 두명 더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했다.
울 세명은 식장을 종횡무진 하며 쉬지도 않고 촬영했다.
집에 와서 보니 결혼식 사진만 200장이 넘는다. ^^
폐백 사진까지 참 많이도 찍었다.
식장 안에서 사진 찍을때는 별 생각이 없었다.
그저 좋은 장면만 잘 나오게 찍는다고 신경만 무지 썼다.
별로 좋은 실력도 아니니 더욱 그랬던 것 같다.
두 사람이 신혼 여행 다녀 와서 내가 찍은 사진들 보고 좋아 했음 좋겠다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
근데...
폐백실에 들려 한복으로 갈아 입는 오빠의 뒷모습과 혼자 앉아 있는 모습들을 사진으로 담으며
여러 가지 생각들이 스쳐지나갔다.
어릴때 늘 나랑 자주 싸웠는데..방학마다 둘이 잘 지내다가도 싸우고..
방학때 어린 시절에는 함께 잠을 잤다.
근데 잠들기 전까지 싸워서 이모한테 이르러 가고 오빠는 이르지 말라고 사정하고...
그러던 개구장이가 중학생이 되면서 우리들을 아주잘 챙기는 사람이 되고 정말 든든한 오빠였던 사람이
연애를 하고 드디어 장가를 간다.
그러고 보면 우리 이종 사촌들 중에서 여자들이 많은데 나이 많은 오빠는 그 한사람이니 늘 인기가 많았다.
잘 생긴 것도 아니지만 우리가 늘 좋아 했었던것 같다.
함께 여행을 가도 서로 옆에 붙어 있겠다고 내 밑에 여동생들은 난리였다.
텐트 안에서 함께 잘때도 서로 옆에서 자겠다고 난리였는데...
결국에는 긴팔에 우리 모두를 팔베게 해주고 잠을 잤던 기억이 난다.
새벽까지 힘든 줄 모르고 나에게 팔베게 해주며 동생들 한명한명을 챙겨주는 세심함...
분명 부인한테 잘 할꺼다.
그렇게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들이 이제는 단독 우리를 위해서는 생기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러면서 슬퍼졌다. 새언니가 갑작스레 연적이 된듯 느껴졌다.
갑자기 오빠를 빼앗기는 기분이랄까??
그래도 행복한 오빠의 모습을 보니 좋다.
폐백을 올릴때 형제끼리 인사를 올리는 차례때 서로 맞절을 하고 부부가 따라주는 술을 한잔 마시고
덕담을 한마디 하라는데 참 말이 나오지 않아 겨우 한마디 한 것이.
"두분 행복하게 사세요~!!" 에잇...
그 화답으로 오라버니.."니도 어서 결혼해라~!!"
너무 바쁜 나머지 신혼 여행 떠나는 두 사람을 못 보고 왔지만 지금쯤 따뜻한 남쪽나라에서 있을
두 사람은 참 행복할 것이라 생각한다.
일단 여기가 너무 추워서 그 두사람이 부러울 따름이다.
나중에 형제들 모아서 두 사람 신혼집에 방문해야겠다.
가서 오랫만에 못 나누었던 대화도 하고 그래야겠다.
이제는 조카가 태어나길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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