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8. 3. 00:17 소소한 일상
휴가인였던가..노동의 날이였던가..
29일부터 황금 휴가를 받았다. 원래는 가족과 제주도를 갈 계획이였으나..
이사를 해야하는 상대편의 스케줄로 인하여 우리 가족의 휴가는 말짱 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기흥구 동백에 산지 횟수로 3~4년이 되어서 이사를 갔다.
새로 생긴 단지에 새 아파트에 정이 많이 들었던 집이였는데...
영동고속국도 앞에 집이 있어 늘 시끄러웠고 단지 자체도 좀 시끄러웠던 것 같다.
뭐...여러 요인으로 인하여 새로운 곳으로 이주하게 되었다.
바로 이곳으로....
아버지 말씀에 의하면 옛날에 살았던 수지 상현동이 저기 소실봉만 넘어 가면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 지도를 찾아 보니..정말 예전에 살던 아파트 단지가 산만 넘으면 있었던 것이다.
새로 이사간 아파트는 단지내에서도 가장 깊은 곳에 있고 게다가 산바로 앞이다.
그래서 바람이 불때는 무지 시원하다.
집도 널널하고 이상하게 정이 가는 그런 곳이였다.
비록 먼저 살던 주인 아저씨가 기러기 아빠인데...홀로 사시는 동안 청소를 안한 탓인지 찌든때가 아주 가득했다.
포장 이사가 오기 전에 이사갈 집에 외할머니와 내가 가서 대강 청소를 하는데 뭐 이거는 손을 대면 댈수록 먼지며 때며 장난이 아니였다.
베란다 청소만 한 두시간 걸린것 같다.
창틀에 먼지는 어찌나 많이도 쌓였는지 식물이 그곳에 뿌리를 내려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대강 청소 후 짐을 올리고 풀고 가구 배치 다시 지시하며 일하는 아저씨 하나하나 잔소리 하느라 힘이 들었다.
어찌나 일을 못하는지...그러면서 그 많은 돈을 주었다는게 좀 아깝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게다가 망가진 물건도 더러 있고..ㅠ ㅠ
이사짐이 풀어지면서 일은 갈 수록 태산이 되어 나에게 엄마에게 할머니에게 돌아 왔다.
5일 내내 그릇정리 제기정리 옷 정리 책정리..각종 살림 정리..
게다가 바닥의 찌든때는 몇번을 닦아내도 발바닥이 새까매져서 결국 천정까지 내가 닦아내었고 바닦은 하루에 수십번은 닦은듯하다.
아직도 정리 못한 물건들을 떠올리니 개운하지 못하다.
내일은 이제 본업에 충실하러 가야하기에 집에 돌아 왔지만 집에 남은 일들이 머리속을 둥둥 떠다닌다.
나이 많은 외할머니께서 몇번을 베란다를 락스로 수세미로 물걸레로 닦아내어 지금은 하얗게 빛이 나도록 일을 하시니 젊디 젊은 내가 가만 있을 수 없어 나도 일을 무지 많이 한듯하다. 그 결과 어른들이 일 잘한다고 칭찬도 많이 해주셨다. 그거 하나면 좋다.
나도 참 단순한거 같다. 칭찬 하나에 그리 좋아하다니... 그렇게 일하고도 잠도 많이 자지 않고 아침에 늘 일찍 일어났고 밤에는 넓어진 주방이 좋아 다기능을 가진 식탁에서 안주도 만들고 과일도 깍고 참 신나고 의욕적으로 살았다. 정말 무슨 주부 마냥 살은듯하다.
만약 정말 내 살림이라면 더욱 열심히 했을지도..
덕분에 내일부터 어떻게 일해야할지 모르겠지만...엄마를 많이 도와드리고 와서 맘이 좀 편안하다.
이제는 푹 자고 내일부터 또 열심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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