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우연히 티비를 켰는데 한때 유명했던 아이돌 그룹이 나온 것이다.
내 나이 또래라면 다 아는
HOT, SES, 핑클, 젝키, GOD,신화..
그 중 한명씩 대표로 나와 이 얘기저얘기 하는
시간인거 같았다.
'놀러와'라는 쇼프로였다.
한때 유명했던 음악과 춤을 보여 주는데 옛 생각이 났다.





고등학교때는 춤 잘추는 남학생들이 춤 동아리를 만들어
서태지와 아이들부터 시작해서 그때 유명했던 그룹
흉내를 내었고...
나처럼 철 없는 여학생들은 쫓아 다니기
 바빴다.
어찌나 인기가 좋은지..
내가 몸 담고 있던 봉사 동아리에서
이 동아리 남학생들의 춤공연을
올려서 자선 사업도 했었다.
도시 안에 있던 청소년 회관을 빌려서 공연을 올렸는데
자리 대부분이 자 찼고
거의가 여학생이였다는 점이다.
나는 그때 동아리 간부라는 이유로
그 남학생들과 참 가까이 지냈는데..
매일 춤 연습 할때마다 가서
매니저겸 도우미를 자처해서
간식도 챙겨주고
그들의 춤도 구경 하곤 했었다.
그 친구들은 무얼하며 지내는지..

그리고 대학교 새내기 시절
아직 고딩티를 못 벗긴 우리들이였기에
아이들끼리 모여다니는 것이 습관화 되었던 1학기였다.
거의 공통으로 듣는 수업이 많았기 때문에
동기끼리 밥도 같이 먹고 자연스럽게
방과후도 같이 지내는 일이 많았다.
그때 낮에 공강 시간에
집이 빈 친한 여자 동기 집에 우르르 몰려가서
밥도 같이 먹고
피아노를 뚱땅 거리다가
티비를 켜니
SES의 뮤비가 나오는 것이였다.
한때는 가수 이장우가 부르던
"Oh my love"를 다시 그녀들이 리메이크하여
그녀들의 색깔에 맞게 깜찍한
율동을 선보인 그 뮤비였던 것이다.
그때 남자 동기가 무려 6명
나까지 여자가 4명에서 6명 정도 있었는데..
모두가 티비를 보여 그 동작을 따라 하고 있는 것이였다.
그때는 어찌나 그 율동을 잘하고 싶어했는지
나랑 그 집주인인 친구는 계속 비디오로 녹화 되어있는
테잎을 반복해서 보며 연습을 한 적이 있었다.
결국 다 따라해 보지도 못햇지만..

그렇게 어설프게 연습하는
남자 동기 하나가 춤을 꽤 잘추었는데..
우리가 답답해 보였는지
자신이 시범을 보이며
가르쳐 주기까지 했는데
몸치인 우리가 제대로 따라하지 못하자
포기하기까지 했다.

오늘 그 아이돌 그룹들을 보니 10년전 풋풋했던
그리고 순수했던 나와 우리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 거렸다.
그때의 우리들은 대체
어디로 갔는지...
이제는 그때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씁쓸했다.

하지만 잠시나마
추억에 잠겨
그때의 기분을 돌이킬 수 있어
행복하기도 했다.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난
행복했던 사람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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