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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이 남자들 상투 두름 모습 같다 하여 상투 쿠키..올 초 친구와 만난 어느 찻집에서 시킨 쿠키의 모습들..


몇칠전 동생의 직장 동료가 고마움의 표시로 손수 쿠키와 양갱을 만들어 주었다.
우리 자매는 그날 그 간식들을 아주 맛나게 먹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나 홀로 양갱 하나와 과자를 몇개 또 집어 먹었다.
쿠키를 먹어 보니 모양은 계란과자인데 맛은 상투쿠키의 맛이 났다.
얼마 후 동생이 집에 오고 나서 함께 그 음식들을 먹는데 동생이 별안간..
계란 과자 같이 구워진 쿠키를 보이며
"언니..이거 원래 뭐 만들려고 했는지 알아?"
"응...상투과자~!!"
"어..어떻게 알았지??"
"음..예전에 언니 남자친구가 이거 잘 만들어 줬었어?"
"그 오빠가 이걸?? 몰랐다. 그런면이 있는 줄은..."

그랬다.
방황의 나날을 보내던 그가 빵을 만들겠다며 어느 빵집에 들어갔던 겨울 날이였다.
몇달은 힘겹게 일만 하더니..
그 후에는 빵 만드는 법을 배워 손수 빵을 구워 팔기도 한다는 것이였다.

처음에는 바게트를 하나 불쑥 내민다.
경상도 남자답게 미운 대사 한마디와 함께...
한입 먹은 후 나도 얄밉게 한마디 뱉었다.
"야..빵이 쫌 짜다. 이거 나 같음 돈 주고 안사 먹는다."

디게 기분이 나빴을지도 모르겠다.
"어머...자기가 이런걸 만들 줄 알아?? 고마워 감동이야..."
이런 말을 기다렸을지도 모르겠지만..
난 왠지 모르게 그랬다.
못된 말만 골라했다. 받은 만큼 돌려 주고 싶었던게다.
짭짜름한 바게트를 씹으며 그의 바게트 만드는 강의를 들었다.
지금은 하나도 기억에 없는 그 말들을.
그 긴 설명을 듣고도 미운말 한마디 했다.
"야..이론은 빠싹한데..왜이래? 손재주가 영 없나보다. 넌.."
완전 때려주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얼마뒤에는 저 사진의 상투쿠키를 구워왔다.
판매하는 그 봉지 그대로..
그래서 내가
"이거 사장님이 만들었구나."
하며 한입 먹었다.
나름 맛이 있었다.
"맛있네," 하며 계속 먹었다.
그렇게 먹고 있는 날 향해서.
그건 본인이 만들었다고 한다.
머리를 긁적거리며 약간 타서 좀 그렇다고 한다.
배우며 온도 조절 못해서 혼이 많이 났단다.

괜찮다고 이 정도면 맛있고 보기도 좋고 색상도 좋다고 했다.



그냥 몇날 전에 먹었던 그 과자를 먹으며 문득 그가 떠올랐다.
저 사진을 찍던 날도 과자를 보니 그가 떠올랐다.
아마도 난 상투 과자를 보면 그가 생각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별 동요 없는 내가 분명 커다란 상처에 치유가 된것이 분명하고 확인이 되는 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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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슴뛰는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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