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모로우님의 블로그에 들려 한  영화에 관한 글을 읽고
나의 20대를 떠올리게 되었다.
난 3일이 지나고 나면 30이 된다.
30대로 들어가는 문앞에 서 있는 나는 어떠한가?
엄마 말씀이 별다를 것은 없다 하셨다.
심적으로는 많은 안정을 가지 셨다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많이 두렵다.
또 다른 세계를 향해 가는 사람 같기만 하다.
아무도 알려 주지 않고 심지어 지도에서도 찾아 갈 길이 없는
곳이라 느껴지기 때문이다.

내가 20살이 되기 전에는 어땠었나?
20살이 되는 것일 싫었다.
이제는 10대 마지막이구나라는 생각만 가득했다.
그리고 완전한 성인이기에 어디에도 의지 하지 못한 외톨이라는 생각에 많이도 무서웠다.
다른 사람들은 지긋지긋한 자유롭지 못한 10대의 시절을 빨리 떠나
진정 자유를 누릴 수 있는 20대가 되길 원했다.
나의 20대는 파란만장했다.
소설을 써도 될만한 이야기들이다.
너무나 나에게 가혹하고 힘들었던 10년의 세월이였다.
10대도 물론 힘들었지만 세상을 잘 모르던 시대라 그리고 나를 보호해 주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 보호막 없이 내 힘으로 험난한 세상을 경험 했고
그 상처들로 하여금 나는 강해졌다.
아직도 다듬어져야할 많은 부분들이 있지만
20대에 나는 진정한 세상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사랑에 대해서도 쓴맛 단맛도 보았고 친구의 관계에 대해서도
어른들의 세계에 대해서도 냉혹한 사회란 곳에서도...
여리여리한 소녀는 이제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다.

이제는 눈속에는 냉철함이 흐르고 목소리는 강직해졌다.
사회속에서 타협할 줄 알게 되었다.
정의롭지 못한 것에 도전하던 나는 없어지고
여우처럼 노련한 괴물로 변해 버렸다.
이런 나는 속물이고 이런 나는 어떤 30대를 맞이 할 것인가?
이런 나의 순수한 사랑의 시대로 안녕이고
순수하게 사람을 바라보는 눈도 안녕이다.

20대가 막이 내림으로 인해 나의 순수 시절은 영원히 안녕인것이다.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필름처럼 스쳐 지나갈
일 밖에 남지 않았다.

지나가는 나의 청춘을 뒤로하는 순간을 맞이하며...

   2007. 12. 29. 토 새벽 2시경
             내 척박한 20대 같은 바람이 몰아치는 작은 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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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슴뛰는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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