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 25. 23:46 책
박완서 - 그 남자네 집
2월 어느날 경기도 집에 올라가서 마을 버스를 탔다.
뒷자리에 버려진 신문을 동생이 보고있었다.
신경숙씨가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써놓았다.
난 신경숙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지만 그 서평중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한 부분이 있어서 몇주를 벼른 끝에 책을 사서 보게 된 것이다.
신경숙이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한 글은 이렇다
첫사랑은 결국 그렇게 빛나는 사치의 한순간을 남겨 놓은 채 현실에 묻혀지고 모래알로 흩어졌다. 그랬으므로 우리들 독자는 오랜 세월 후에 그 첫사랑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여자와 남자가 만다시 나기를 바랐으나 끝끝내 장님이 된 그 남자와 마지막 해후를 하고 포옹한 후 여자는 우리들의 가슴에 다시 한 번 못을 받는다. "우리들의 결별은 그것으로 족했다."고. -동아일보 中 -
하지만 난 그 책을 읽고 좀 서운하고 실망했다.
고등국어(上)에 나와 있는 박완서의 단편 ' 그 여자네 집 '을 보고 너무 화려하고 가슴 절절한 사랑을 원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참 현실적인 내용이다.
급박한 전쟁 중에 사치의 한 순간이던 첫사랑 늙을 때까지 가슴을 뛰게 한 첫사랑이었다.
생각하는 것만으로 나를 기쁘게 하고 활력을 주었다.
나를 구슬 같다 예찬 하던 그 남자...주인공이 그 남자와 이루어 졌다면 그 남자는 장님이 되지 않았을까? 혹 됐다해도 견디어 냈을까?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와 자신의 지나간 이야기가 맏물려 나오는데 그 시대상을 읽는 재미도 있고 지금의 내 현실도 생각해 보게 된다.
여자는 역시 현실적이구나.
나 역시 그렇겠지?
그리고 내 첫사랑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았다.
나도 그 소설과 마찬가지로 서울의 한 동네다.
그리고 나의 첫사랑 또한 흐드러지게 피는 봄꽃과 시작 되었다.
그래서 난 이 소설을 택하였는지도 모른다.
지금은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지 모르는 내 첫사랑을 떠올리며 말이다.
추억에 잠기고 싶다면 읽어보길...
여기까지는 작년에 내가 써 놓은 독서 감상이다.
이제 와서 다시 읽어 보진 않았지만(시간이 없는 관계로) 다시 읽어도 좋은 책인거 같다.
박완서의 솔직 담백한 문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 읽어보길 권한다.
박완서의 대부분 소설은 마치 논픽션같은 느낌이 든다.
그분의 70넘은 인생이 고스란히 묻어 있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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