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9. 00:27 영화

애자

출처-다음영화


조조로 오랫만에 영화를 보다.
영화관을 우리 셋이서 대관한 것이다.
종종 그 영화관을 빌려서 프로포즈도 한다던데...야..거기서 프로포즈 받는 것도 꽤나 좋을듯하다.

일단 영화를 본 사람들 대부분은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한다.
하지만 난 눈물 한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이야기가 형편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다 공감할 수 있고 언젠가는 나에게 일어날 일들이기에 눈물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난 슬픔 마음이나 눈물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이미 오래전에 비슷한 일을 난 겪었었고 그 슬픔에 이미 만성이 되어 삶의 일부가 되버렸기 때문인듯하다.
영화가 슬프기 보다 내가 그러저러한 일들을 겪은 탓에 이미 겪었던 저런 슬픔은 슬픔이 될 수 없다는
이런 현실이 더욱 슬픈듯했다.
영화의 마지막 대사처럼 "처음에는 많이 허전하고 슬프고 힘들겠지만 익숙해지면 괜찮아 질 거다"
그래...그 익숙함이 자리잡은지 오래 되어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애자의 삶...내가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검은테 안경을 쓰고 허연 얼굴로 노트북을 두드리며 열라 열심히 글을 써 보는 것이다.
내 뒤로는 정리는 잘 않되었지만 가슴한가득 채울 수 있는 가득한 책들도...

출처-다음영화 스틸컷



애자에 등장하는 재미난 내용들도 많다. 김c와 선보며 시를 한수씩 나누는 장면에서도 참 웃겼고
학교에서 전교 10등이나 하는 애자가 담배피며 사고치고 다니며 담임한테 전화하는 장면이나..
29살이나 먹어서 고딩이랑 맞짱 뜬 장면 아직도 생각하면 코믹하다.

스토리가 아귀에 맞지 않거나 그런 것은 없다. 자연스레 잘 흘러 간다.
하지만 참 평범하다. 그래...모녀간의 사랑을 그냥 담백하게 표현했다고가 맞겠다.

영화를 보는 내내 엄마가 생각났다.
내가 엄마와 앞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
엄마와 참 좋은 기억들을 많이 남기도 사랑한다는 말도 많이 해야겠다는 초딩틱한 생각도 했다.
참 단순한 것들인데 실행 하기가 쉽지 않으니
참 오랫만에 따스한 영화를 보고와서 좋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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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가슴뛰는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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