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 24. 23:55 소소한 일상

2007.08.24.fri

힘든 하루다.
일을 일찍 마치고 왔지만 속이 않좋다.
체한것 같아 손도 땄다.
망할 에어컨 때문에 감기가 다시 왔다.
한약과 함께 양약감기약을 복용했다.
약을 복용한지 두시간 정도 흐르니 약에 취한다.
하지만 몸은 좀 나은것도 같다.

용량 큰 사진을 메일로 보내느라 용 좀 썼다.
메일정리를 한번 했는데 뭐가 많은 모양이다.
또 과거를 정리해야 하는가보다.
얼마전 석가탄신일때도 예전 메일들을 질질 울며 지운적이 있다.
몰랐는데 내가 그에게 보낸 답신들은 아직 지우지 않은 상태로 있었다.
이제 그것도 정리를 해야할듯 싶다.
2년반 3년가까이 흘렀으면 보내 줘야 할 때이다.
참으로 소중한 것들을 잘라 내려니 맘이 싸하다. 

메일이 있기전에는 사람들끼리 편지를 주고 받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나 또한 참으로 많은 편지를 썼었다.
아직도 나에겐 그 편지들이 수북하게 남아 있다.
친구들과 학교에서 주고 받았던 쪽지들까지 남아있다.
그 작은 혹은 긴 쪽지에는 재미난 그림도 많아 버릴 수 없었다.
초등학교때 같은 반 친구들과 주고 받았던 크리스마스카드 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편지는 예전에 사귀었던 남자친구 편지이다.
편지지의 줄이 가로로 되어있으니 으례 가로로 모두 글을 쓴다.
하지만 그는 그 줄을 세로로 사용한다.
문체 또한 특이하다. 일반 대화체가 아닌 시어체이다.
그에게 그런 편지를 두 통 받았다.
하지만 모두 이별을 통한 편지이다.
내 이별 통보에 그가 나에게 보낸 것이다.
한 통은 만나서 받았었다. 깨끗한 흰 편지에 가지런한 그의 글씨가 세로로 나열 되어 있는 것을 보고 놀랐었다.
그리고 한 통은 우리 과 사무실로 보내진 편지인데.
그 편지를 보고 난 과방에서 혼자 훌쩍였던 기억이 났다.
그가 싫어서 헤어진게 아니였기에 그 편지를 보고 울 수 밖에 없었다.
총 세장에 결친 편지인데 시인듯했다. 게다가 봄이라 그는 나에게 진달래 꽃잎을 붙여 보냈다.
그것을 보는 순간 김소월의 '진달래 꽃'이 생각났다.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때는
말 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영변약산에 진달래꽃

창고에서 잠고 있는 나의 추억 조각들을 생각해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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